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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171007> Бухоро - 성벽과 그 주변 풍경.

  • 2020.01.11 20:56
  • Overseas/2017 - O'zbekiston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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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라 요새에서 나왔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서쪽에 있는 성벽. 성벽까지 쭉 걷기로 결정했다. 일단 부하라 요새에서 나오자마자 볼로하우즈 모스크 방면으로 길을 건넜다.


  당장 눈으로만 봐도 꽤나 독특해보이는 이 건물은 1718년에 건설된 에미르의 공식 종교 건출물이다. 특히 모스크 앞의 연못에 부하라 전통 양식의 나무 기둥, 나무로 만든 천장(처마?)이 파란 하늘과 함께 담기니 한층 더 특별해보였다. 내부는 따로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건물 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크..

나무기둥 아래에서 바라본 천장. 이슬람 특유의 기하학적 양식이 눈에 띈다.

  모스크를 지나 본격적으로 성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물은 차슈마 아유브 영묘(Chashma Ayub Mausoleum, Чашма-Айюб Мавзолей).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욥'이란 사람의 무덤이라고 한다. 건물 내부엔 물 박물관이 있다고.

  이 영묘는 샘 위에 조성된 특이한 구조이다. 전설에 따르면, 욥이 지팡이로 이곳의 땅을 내려쳐서 샘이 생겼으며, 이후에도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시험받은 자가 계시대로 여기에서 물을 받으면 상처가 모두 치료되었다고 한다. 이래저래 이슬람 뿐만 아니라 기독교에서도 의미있는 장소인 듯. 참고로, 그 샘물은 현재도 직접 마실 수 있다는 듯.

영묘 뒷편에 보이는 건 칼코즈 바자르.


영묘 전경.


그리고 차슈마 아유브 영묘 맞은편에 있는 이맘 이스마일 알부하리 기념 동상.


  차슈마 아유브 영묘에서 조금 더 남서쪽으로 가서 수로를 건너면 사마니 공원이 있는데, 놀이기구 앞에 또 다른 영묘가 서있다. 그게 바로 이스마일 사마니 영묘이다.


  사만조의 시조인 이스마일 사마니와 그의 아버지 및 조카를 위해 905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부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교 유적이다. 매우 견고한 건축물이며 벽 두께가 2m나 되다 보니 별도의 복원이나 보수공사 없이도 11세기를 넘어 지금까지 온전히 남아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영묘 전경.

  낮에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벽돌의 그림자 덕분에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여행갔을 때만 해도 저 조그마한 공간에 들어가는데 돈 받는다고 하길래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냥 지나쳤다. 지금 포스팅 준비하며 자료 찾다보니 좀 아쉽긴 하네....

  대신 영묘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아깽이에 푹 빠졌다.

어디 흙탕물에서 뒹굴었니...? 다리에 뭘 그리 덕지덕지...

아유 귀여운 녀석. 몇 분 동안 쓰담쓰담 하며 놀아줬다. 완전 개냥이더라.


  고양이를 뒤에 두고 성벽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영묘를 둘러싼 숲 뒷편으론 놀이기구가 보였다. 그리고 성벽 쪽으로 가는 길엔 호수가 보였고, 거기에서 물줄기가 쭉 흘러나왔다. 그리고 내 앞을 걸어가는 어린 친구들... 대략 초등학생으로 보였는데, 소풍이라도 온 건지 선생님 따라 줄을 맞춰 걸어가고 있었다. 줄 맞춰 걸어가는 건 여기나 거기나 같네... 사람사는 데 다 비슷비슷한건가? 


  근데 걔네들 눈에는 내가 그리도 신기했나보다. 지나가는 애들이 너나할 것 없이 나를 쳐다봤다. 어떤 애들은 "곤니찌와!"나 "니하오!"를 외치기도.[각주:1]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어릴 땐 더했지. 외국인은 커녕 서울말[각주:2]만 들려도 애들이 전부 쳐다봤는데... 아무리 여기가 관광지라지만 전 세계인을 빨아들이는 정도도 아닌데다 혹 관광객이 와도 80~90%는 서양인일 텐데 얘네 눈에 극동인이 얼마나 생소할까.[각주:3]


  어린 친구들과 노부부, 그리고 다리를 건너는 자전거 탄 할아버지까지 관광지 속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었다. 구시가지를 벗어나서 그런지 제법 사람사는 냄새가 났다.


그 중 자전거 타고 다리 건너는 어르신 사진이 봐줄만해서 올려본다.

  얼마 안있어 성벽 근처에 도착했다. 샤이반 왕조 시대에 축조되었다는 이 성벽은 다른 곳과 달리 거의 복원되지 않은 채 방치된 곳이었다. 물론 버려진 것 치곤 잘 살아남은 듯했지만.. 역시 토성이고 사막이라 환경빨(?) 좀 받았으려나. 비록 버려지긴 했어도 그 '날것'의 느낌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물론 관리자들이야 민낯을 숨기고 싶겠지만.

  성벽 아래 적막한 벌판에 이따금씩 노인분들이 지나갈 때를 제외하면 나 혼자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붐볐는데, 오랜만에 보는 빈 공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웠다.





  성문 밖은 그야말로 일상 그자체였다. 완전히 부하라의 생활 그자체. 하지만 더 이상 갔다간 다시 숙소 쪽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 같아 문 밖을 잠시 보고는 다시 호수 근처의 골목길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놀이기구가 저 멀리서 다시 보였지만 딱히 궁금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앞의 마을 풍경에 더욱 집중했다. 역시 여행왔으면 골목길로 걸어봐야지!




  골목길 따라 여기저기 둘러보며 다시 랴비 하우즈 쪽으로 걸어갔다. 어느새 해가 정남향의 고지를 앞에 두고 있었다.



부하라 여행기 목차

171005

 Самарканд -> Бухоро, 최악의 하루

 171006

 초르 미노르(Chor Minor, Чор Минор) + α

 낙쉬반드 영묘 (Baha-ud-din Naqshband Bokhari Memorial Complex)

 시토라이 모히 호사 (에미르 여름궁전) (Sitorai Mohi Xosa, Ситораи Мохи Хоса)

 부하라 첫 날 마무리

171007

 부하라 둘째날 아침.
 칼론 건물군 (Poi Kalon, Мечеть Калон) - 모스크, 미나렛, 미르 아랍 마드라사
 부하라 요새 (아르크, Ark, Арк)
 성벽과 그 주변 풍경.

 랴비 하우즈와 그 주변 풍경. (Lyabi Khause, Ляби Хаусе)

 늦은 오후의 부하라 풍경. (부하라 여행 마무리)

 171008

 우즈벡 여행 마지막날 이야기. (Бухоро -> Тошкент -> 인천)

 우즈베키스탄 여행 후기.


(원 발행일 : 191206 / 순서 변경 : 200111)

  1. 보통 그렇게 두개 외쳤을 때 내가 반응이 없으면 그제서야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아무래도 인지도 차이가 있다보니.. [본문으로]
  2. 지방에선 표준 억양을 보통 이렇게 일컫는다. [본문으로]
  3. 심지어 나도 여행 다니며 중국인조차 자주는 못 봤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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