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에 썼던 컴퓨터 이야기. (5)
5.
"허얼"
"헠.."
제 본체를 보던 점원분과 그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점원이 이구동성으로 탄식하더군요. 그러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거 왜 꽂으셨어요....? 이거 플로피디스켓 연결시키는건데......”
ㅗ
ㅇ
ㅗ
ㅇ
ㅗ
ㅇ
이
으아니 맙소사.. 플로피디스켓을 연결하는 자리에다 전 파워서플라이를 연결시켰던 것이었습니다.... 데이터 전달을 위해 극소량의 전기파동을 넣어야 할 곳에 백만볼트의 전기를 불어넣은 것이지요.. 소통을 해야할 곳에 때아닌 총질을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 두 점원분들은 애써 표정을 감추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전 장재인을 바라보던 손담비를 볼 수 있었습니다.. 훗 니까짓게?? 전 순간 한없이 쭈구리가 되고야 말았지요.. 그러나 그 기분도 잠시, 그 점원분께서는 지금 메인보드가 바뀌는 바람에 이전에 깔아두었던 윈도우를 새로 깔아야하고, 선정리를 하라고 하시며 친절히 케이스를 다시 닫고 박스에 손수 넣어주시덥디다... 전 알겠다고 말하며 노끈으로 본체를 그 어느때보다 단단히 묶고 그 자리를 쏜살같이 빠져나왔습니다.
그렇게 다시 용산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긴장이 풀리니 그때까지 긴장 뒤에 꼭꼭 숨어있던 허기라는 녀석이 빼꼼이 고개를 내밀며 눈치를 보다 갑자기 뛰쳐나오더이다... 그래서 전 도저히 지하철을 타고 갈 힘조차 없어 용산에서 청량리까지 바로 갈 수 있는 iTX-청춘을 타고 청량리까지 가고, 청량리에서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렇게 청량리까지 iTX를 타고 가고 있는데, 조금전까지만 해도 하늘을 뒤덮던 구름들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졌고, 제 눈앞에는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이 펼쳐졌습니다. 그렇게 자유로이 내려온 햇살들은 강물의 표면과 서로 마주하며 한데 어우러져 즐거이 뛰어다니는데.. 성수대교와 한남대교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더이다..
그렇게 그날 저녁 저는 지인과 저녁을 함께한 후 맥주한잔을 들이키며 지난날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냈습니다.그러곤 다시 집에 와서 여러 프로그램들을 깔았죠. 그래도 천만다행인 건, 하드는 이상이 없어서 설치파일들은 전부 살아있었다는거.. 그래서 밤을 새며 모든 설치를 완료하였습니다. (브레멘 경기를 보며 기다렸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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