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고백(?), 그리고 그간의 운동 이야기. (조금 길어요!)
와, 이렇게 텍스트를 끄적이는 게 얼마만인지! 아무리 직장생활 중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블로그랑 거리가 멀었던 적이 언제였던지... 심지어 요즘엔 필카도 잘 안 찍어서 정말 글이 안 올라왔다. 그러니... 이렇게 텍스트를 타이핑하는 것조차 어색하다. 매번 포스팅할 게 산더미같이 쌓였다고 투덜대지만 요즘엔 투덜대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로 블로그를 안 했다. 왜냐면...
표면적인 이유야 지난달부터 리얼-라이프에서 맡은 일이 늘어나는 바람에 여유가 없어져서. 그리고 게을러져서. 근데, 지금껏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짬을 내어 필름 사진을 찍고 현상이 끝나는 대로 결과물을 올렸던 걸 보면 어딘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오히려 이전만큼 필름 사진에 흥미를 못 붙이고 있는 게 더 정확한 이유 되시겠다. 여기에 작년 이맘때부터 직무가 바뀐 후로 지겹도록 모니터 보며 타이핑만 하고 있는지라 퇴근 후에는 그만 보고 싶은 것도 큰 몫 하고. 근데 왜 퇴근하고 핸드폰만 보냐고 하면 할 말 없...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바로 운동. 주말마다 자전거나 수영 중 하나는 꼭 하고 있다. 물론 작년에도 블로그에 글도 남겼을 정도로 (본인 기준으로) 자전거를 제법 꾸준히 탔었지만, 올해는 거기에 수영까지 더해졌다! 작년 늦가을에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이후로 조금씩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맞춰 동네 구민체육센터도 재오픈하여 조금 더 수월하게, 저렴하게 자주 다녔었다.
그러다 올해 2월쯤 나도 결국.. 1주일간 격리됐는데(요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격리가 해제되고 1주? 정도 더 지나 다시 수영을, 그보다 1~2주 정도 더 지나고 자전거를 타는데 작년에 살이 빠졌을 때보다도 체감상 더 힘들었다. 수영이건 자전거건 한창때 가볍게 가던 거리도 그땐 헉헉대며 겨우 갔었으니까.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내 몸이 초기화를 넘어 쓰레기가 되었다며 좌절했다.
처음엔 이게 말로만 듣던 후유증인가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 '진짜' 차이는 다른 곳에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사이에 몸무게가 10킬로 가까이 불었구나!? 작년 여름에 체중계 지름글을 쓰며 살을 다시 찌웠다고 얘기했었는데, 올해 특히 자전거 다시 탔을 때 그 차이가 실감 났다. 그동안 모든 파워가 60킬로대에 맞게 힘을 냈었는데, 몸이 불면서 그걸론 부족하니까..
몸 컨디션이 워낙 떨어져 있으니 선뜻 갈 마음이 안 생겼고, 다시 운동과 거리가 먼 생활로 빠지..려던 찰나에 대반전이 생겼다. 작년 가을쯤부터 조금씩 키워왔던 기변의 꿈(...)을 드디어 이뤘기 때문이다. 3월 초중순에 우연히 기회가 되어 중고로 영입했다. 왜 이런 구매를 하게 됐으며 어떤 자전거인지는 지름 글에서 자세히 쓰기로 하고...
내 입장에선 이전 자전거에 비해 꽤 비싼 녀석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돈값을 해야 했다. 그런데 새 자전거로 처음 한강에 나갔을 땐 여전히 힘들었다. 분명 자전거는 좋은데 내 몸은 여전히 쓰레기였다. 자꾸만 작년의 (한창 운동하던)내 페이스만 생각해서 팍팍 밟아대니 얼마 못가 헥헥... 게다가 자전거가 바뀌니 예전엔 기본값으로만 세팅해도 잘 맞았던 클릿슈즈가 어딘가 안 맞았고, 조금만 오래 타도 양 쪽 무릎인대가 불편하여 거리가 더 줄어들었다. 업힐은 당연히 꿈도 못 꿨고...
그렇게 피팅을 비롯하여 필요한 부분의 수선, 교체까지 다 끝냈더니 한 달이 훌쩍 지나있었다. 당시에 한창 축구 직관에 재미붙이기도 했거니와 탈 때마다 다리가 불편하니 피팅할 때까진 자전거에 손이 안 가더라. 그래도 여차저차 좋은 곳을 찾아 4월 말 경에 피팅을 받았다. 원래 클릿 슈즈 피팅이었지만 친절히 자전거 안장 + 핸들까지 세팅을 다 해주셨다. 여기에 피팅해주신 분께서 알려주신 수선 부위까지 그날 바로 가능한 곳을 어떻게 찾아 해결했는데 이것도 지름글에서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고..뭐만 하면 죄다 미루네ㅋㅋㅋ 언제 쓸 줄 알고 ㅠ_ㅠ
이제 피팅까지 끝냈으니 피팅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도 할 겸 바로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김포였다!!😂 정말 기본적인 수준의 피팅이었을 뿐인데 불편했던 게 싹 사라졌다!! 오히려 엘파마 탈 때도 느껴보지 못한 페달링이었다. 정말, 과장 하나 없이, 피팅이 왜 필요한지 단 한번만에 체감했다. 게다가 공기가 제법 따스해져서 숨쉬기도 편해졌고, (피팅하는 중간에 정비사께서 알려주신) 올바른 페달링까지(피팅해주신 정비사 분께서 강조하셨다. "자전거는 케이던스에요!!") 달리는 내내 신경썼더니.. 60km를 달렸는데도 힘든 줄 모르겠더라.[각주:1]
물론 평지로만 쭉 이어진 코스였고 바람을 등에 업고 달렸지만, 그럼에도 지금껏 이렇게까지 편하게!! 이 속도를 내며!! 달려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게 사람들이 말핟던 그 구름성이구나..!! 4월말의 이 라이딩을 하며 "됐다. 이대로면 장거리도 문제없겠다!" 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 동시에 한동안 마음 한 켠에 고이 묻어뒀던 "업힐 라이딩" 욕심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 업힐을 못하니까 조금이라도 업힐 쉽게 하려고 이 자전거 골랐는데. 피팅도 잘 됐겠다, 당연히 가야지!
그래서 바로 갔다. 거의 반 년만에 남산에 올랐다. 워낙 오랜만에 가기도 했거니와 아침에 격렬한 운동 한 건 거의 처음이라 그런지...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토했음(...). 그래도 자전거 성능 차이가 워낙 커서 그런지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시간이 30초가 확 줄어들더라.
그 후로 지금까지.. 뭐... 초반에 말한대로 이렇게까지 블로그와 사진에 소홀할 정도로 열심히 페달질하고 있다. 남산 업힐부터 시작하여 북악스카이웨이에 최근엔 하오고개까지.. 차근차근 언덕에 올라가고 있다. 물론 업힐만 타는 건 아니다. 두물머리 왕복도 다녀오고, 서울 하트코스도 다시 가고...
뿐만 아니라 수영까지 다시 열심히 하게 됐다. 5월에 꽃가루, 송진가루에 탈탈 털리고선 자전거를 한동안 쉬었던 적이 있었다. 근데 때마침 동네 수영장의 자우수영 시간이 좀 더 늦어지면서 시간 부담이 줄어들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1주에 적어도 한 번은 꼭 수영장에 가고 있다. 오히려 운동 빈도수만 보면 자전거보다도 더 열심히 하고있다.
게다가 50m 풀에도 두어번 다녀온 뒤로는 1시간동안 하는 총 수영 거리까지 늘었다. 50m 풀에 갔을 때 2000m를 채우고 나왔는데, 그 뒤로는 약 500m 정도 늘어났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작년엔 평균 1000미터에, 정말 컨디션이 좋아 1시간에 1500m 정도 찍었던 게 2번 있었는데, 요즘엔 1시간에 1500은 기본으로 하고 있으니까.
덕분에 요즘엔 자전거와 수영을 모두 챙기고 있어서 몸 밸런스가 괜찮은 듯한 느낌이 든다. 외형적인 부분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요즘같이 덥고 습해서 지치기 쉬운 상황에서도 예전에 비해 확연히 기력이 있고 잘 버틴다. 예전의 나였으면 이 시기에 감정이 바닥을 쳤을텐데 지금은 전혀 그런게 없으니까. 게다가 술 마실 때 주량도 알게 모르게 늘어난 듯하고(...).
그래서 주요 라이딩과 수영 기록 몇 개만 뽑아서 아래에 나열했다. 구구절절 말하면 눈에 안 들어오니 사진과 캡쳐를 하나하나 올려봤다. 아래에 간단한 텍스트 곁들여 설명하는걸로!
정말 오랜만에 두물머리 왕복 장거리! 하지만, 이 때가 바로 위에서 말한 송진가루에 털린 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송진가루 날리는 시기에 겁없이 갔다가... 송진가루 알러지에 탈탈 털렸다. 이 날 정말 렌즈 세척액 안 들고갔으면 눈 잡아뜯을 뻔했음(...). 이 날 돌아올 때가 정말 끔찍해서 한동안 자전거를 안 탔었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영장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지...
두물머리 라이딩에서 털린 후 3주만에 처음 갔던 라이딩. 짤막하게 남산에만 갔다왔는데, 기록 세웠다!! 지난번 라이딩보다 30초 더 줄였네😆 지난번에 비해 그렇게 힘들지 않았고, 심야시간이라 차도 없어 편한 마음으로 다녀왔더니 좋은 기록이 나왔다 :)
5월 말? 정도였는데, 거의 3년만에 50m 수영장에 갔었다. 올림픽 수영장은 처음이었는데 시설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내가 2000m를 소화할 줄 몰랐음. 다음에 또 가야지.
6월 초에는 북악에도 다녀왔다. 원래 남산-북악산으로 갈까 하다 늦은 시간이라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홍제천이 궁금하기도 해서 홍제천 따라 부암동 쪽으로 가서 북악산 팔각정으로 갔다. 그래도 남산을 안 거치고 가서 그런지 한결 수월하게 북악산 팔각정에 무정차로 올라갔다! 다음엔 꼭 남산-북악산 이어서 무정차로 가야지.
예전부터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잠실수영장이었는데, 6월 중순에 한 번 갔었다. 올림픽수영장에 비해선 시설도, 자유수영 시간도 아쉽긴 했으나, 올림픽수영장이랑 다르게 50m 레인 모두 비슷한 수심이어서 나중에 접영 거리 늘리는 연습 할 땐 종종 여기로 올 듯. 힘들면 중간에 서면 되니까(...).
거의 3년만에 갔던 서울 하트코스. 물론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남단 자전거길을 따라 가서 거리가 20키로 정도 짧긴 하지만, 딱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코스였다. 먹구름이 많았지만 비는 안왔고, 햇빛도 없어서 딱 라이딩하기 좋은 날씨였다. 눈치게임 성공!
반면 이 날은 완전히 땡볕 😱 분명 오전에 갔는데, 남산에 올라갔던 10시 반? 쯤엔 이미 땡볕에 30도를 훌쩍 넘었다. 게다가 이 날 고글까지 잃어버렸 -ㅅ-; 그래도 그 날씨 속에서 무정차로 완주한 나 자신, 칭찬해!
그리고 여기까지가 원래의 라이딩 기록이었다. 이 쯤 쓰고 이제부턴 조금 더 다양한 곳에 업힐도 하고 장거리도 찍으며 돌아다니겠다는 말과 함께 글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뒤로 3주라는 시간이 훅 지나갔고, 그 사이에 무려 두 번이나 더, 그것도 굵직하게(...) 라이딩을 다녀왔다. 둘 다 뺄 수 없는 기록이라 여기까지 한꺼번에 포함해서 포스팅한다.
글 작성일 기준 8일 전, 처음으로 새로운 업힐, 하오고개를 넘었는데, 무정차에도 실패했고, 내리막에선 바퀴가 살짝 미끄러져서(슬립) 큰일날 뻔 했고, 탄천 따라 서울로 올라가다가 소나기랑 마주쳐서 본의아니게 우중라이딩까지 했다. 탈~탈 털림! 옷도, 자전거도 넝마가 되어서 결국... 팔당역 근처로 가서 자전거 세차까지 하고 지하철 타고 집으로 왔다. 여로모로 불만족스러웠던 라이딩이었음.
그래서 그저께 다시 하오고개로 갔다. 한 번 갔던 곳이라 그에 맞게 페달질을 했고, 아주 무난히 무정차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냥 집에 가긴 아쉬워서 탄천 따라 용인(죽전)까지 찍고 다시 올라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하오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가봐야겠음!
아무튼, 이런 이유로 인하여... 한동안, 특히 지난 1달여의 기간동안, 특히 주말에, 노트북을 켤 일이 별로 없었다. 심지어 요즘엔 카메라도 거의 안 들고 다녔으니... 이게 얼마나 지속될 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몸 굴리는 게 즐겁다. 조금 더 건강해지려고 하는거니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고 있다.
그래도 그간의 운동 기록을 모아서 정리하니 오랫동안 미뤄왔던 숙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라 속이 시원하다. 특히, 오랜만에 텍스트를 뽑으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네 ㅠ_ㅠ 그런 만큼 공들여서 썼으니 재밌게 읽어주시길 부탁드리며... 앞으로도 틈날 때마다 (짤막하게라도) 운동한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해보겠다. 아니, 운동 아니어도 되고, 뭐든!!
아무쪼록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더 건강한 노말원이 되겠습니다요! 이상 길고 긴 양심고백 끝!!!
- 원래는 적당히 평지에서 30키로 정도만 돌고 올 생각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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