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지름 이야기. (25) - <220319> Giant TCR Advanced 1 KOM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1 KOM) 로드자전거 (2021년식)
아니, 올 초에 1주년 인증글 실~컷 써놓고 웬 지름글이냐고 말씀하실 분이 계실텐데..
그렇다, 게을러터져서 1년 반만에 지름글 쓴다! 뻔뻔하기 그지없는 노말원놈 정신머리 미쳤다!! 사실은.. 노올랍게도.. 당연히 쓴 걸로 착각했다😳 진짜 미쳤구만 ㅋㅋㅋ 심지어 1주년 글 뿐만 아니라 옛날 자전거 고별사(...)까지 썼던지라 단단히 착각했지. 정확히 재작년에 자전거에 맛 들이고 나서부터 필름사진글 빼곤 텍스트를 거의 안 쓰다보니 이런 일이..
아무튼, 이미 3천키로 가까이 탄 마당에[각주:1], 지금의 자전거 산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간단히 이야기 해보련다.
사실 원래부터 관심있었던 건 Canyon 자전거이다. 재작년 말고.. 5년 전 쯤에 친구가 한창 자전거에 대해 찾아보고 있을 때 처음 접했던 브랜드였다. 근데 스페셜라이즈드나 트렉 이런 애들보다 캐니언이 눈에 팍 들어오더라. 중간 단계를 없애 가격 거품이 덜하다는 점과,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스페셜라이즈드나 트렉 등에 비해 유저 수가 적어 희소성이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심-플한 디자인이 정말 내 취향이기까지 하여... 내 워너비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엔 자전거를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수백만원 들여 자전거를 들였을 때 여러 측면에서 그 값어치를 할 수 없을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지금 생각해도 정확했다. 지금도 여전히 언덕만 만나면 쩔쩔 매는 마당에 그 땐 자전거로 언덕을 넘는다는 생각조차 못할 때였고(남산을 자전거로 갈 생각조차 못하던...), 끽해봐야 한강 자도나 거닐었다. 사실 그 정도 용도면 당시 자전거로도 차고 넘쳤다. 심지어 그 때는 '클릿 슈즈'라는 단어조차 모를 때였으니..
그러다 자연스레 자전거 욕심은 사라졌고, 시간이 쏜살같이 훌쩍 지나 2021년이 되었다. 9년, 20년에도 자전거를 타고는 있었지만, 이 때야말로 '멸치시절 회귀 위협'을 느껴 운동을 '각 잡고' 다시 시작한 바로 그 변환점이 되시겠다. 그리고 클릿 슈즈를 구매했었지. 그게 지금에 와서 보면 본격적인 자전거 라이프의 신호탄이 되었던 것 같다.
재작년 여름부터 클릿슈즈에 적응하면서 힘을 잘 쓰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라이딩 거리도 늘었을 뿐만 아니라 업힐이란 걸 올라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임진각도 갔다오고, 남산-북악산도 갔다오고... 그렇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전거에 푹 빠졌고.. 슬며시 Canyon 자전거가 다시 눈앞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이젠 제법 많은 돈을 써도 그 값어치를 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고, 카본 바디에 최소 시마노 105, 최대 울테그라 이상의 자전거를 구하여 업힐에서도 수월하게 다니고 싶었다..
그렇게 큰 마음 먹고 캐니언 사이트에 방문했다. 스펙 찾아보니 Ultimate CF SL8 제품이 나한테는 제일 적합한 기종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제품이 출시예정이었고, 구체적인 일정이 기재된 다른 사이즈의 제품의 경우 평균 6개월은 대기해야 했다. 일단 출고 알림 메일 등록을 해두긴 했는데, 몇날 며칠을 두고 봐도 기약이 없어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주문 경쟁이 치열(?)하여 입고 알림 메일이 온다 한들 구할 수 있는 보장도 없었고..
결국 캐니언을 주문할 때까지 다른 자전거를 영입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너무 비싸지도 않으면서 깔끔한 디자인의 자전거가 필요했다. 그런데 신품으로 나오는 자전거들의 가격들이 매우 사악한데다 내 취향의 자전거가 딱히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좋다고 한들 내 스타일은 아닌데...
그러던 와중에 찾은 브랜드, 바로 GIANT와 Merida. 이 두 모델의 경우 익히 알려진대로 타 브랜드 대비 가격이 상당히 합리적이었다. 대신 디자인이 내 취향은 아니라...고 하려던 찰나, 2021년식으로 나온 GIANT TCR Advanced 1 자전거는 자이언트 답지 않게(?) 디자인도 꽤 괜찮았다. 심지어 당시에 나왔던 동 버전 2022년식보다도 디자인만 따지면 2021년식이 훨씬 갈끔하고 세련되었다!
일단 기종은 정했고, 신품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으니 각종 중고사이트에서 매물을 찾아봤다. 때마침 용인에서 올라온 판매글이 있었는데, 가격도 상태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근데 KOM..? 생소한 단어가 붙어있네...? 어떤 건가 싶어 찾아봤는데, 일반 TCR 1보다 업힐에 적합한 자전거였다(스프라켓이 11-34!). 안그래도 업힐이 힘든 입장에선 이 자전거를 통해 자신감을 좀 더 붙이는 것도 좋아보였다. 그래, 이걸로 가자..!
그렇게 2023년 3월, 생애 가장 큰 규모의 중고거래를 진행했다! 용인에 가서 판매자를 만나 자전거 상태를 확인한 후 송금하여 구매를 확정지었다. 지금까지 카메라와 렌즈를 구매할 때도 이렇게 큰 금액을 한 번에 냈던 적이 없었기에 살이 떨리긴 했지만,, 일단 구매하고 나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자전거 상태가 상당히 깔끔한 게 실제로 자전거를 얼마 안 탄 것 같긴 했다.
구매를 확정짓고, 집으로 오는 길에 클릿 페달을 장착하고 간단히 안장 높이를 조절한 후 집에 왔다. 도착하자마자 DSLR로 자전거를 담았다. 이제 정말 자전거 라이프가 시작된 느낌이라 설렘이 가득했다. 아래는 그 날 집에 오자마자 찍은 사진 두 장.
며칠 지나지 않아 새 자전거로 라이딩에 나갔는데, 이래저래 손봐야할 곳이 한두곳이 아니었다. 일단 새 자전거와 함께 클릿슈즈도 새로 구매하여 클릿 피팅부터 기어비 조절, 안장 교체에 나사 교체까지 생각보다 이것저것 많이 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자전거를 타고 나갔고. 이 녀석과 함께 한 라이딩은 여, 기, 에, 서[각주:2] 확인하시면 되겠다.
아무쪼록, 자전거를 영입한 지 어느새 1년 반이 되어간다. 심지어 2번의 시즌을 치뤘는데, 이제서야 자전거 지름글을 매조짓는구나. 비록 워너비도 아니고 캐니언 자전거 신품을 들이기 전까지 짧은 기간동안 탈 요량으로 구매했지만 1년 반 사이에 생각이 좀 바뀐지라,, 앞으로도 특별히 캐니언 자전거가 눈에 콱 박히지 않는 이상 이 자전거와 쭉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예전처럼 자전거에 욕심이 없기도 하거니와 테니스나 다른 취미도 생겼고, 자전거 쪽에선 휠셋 같은 구성품에 더 관심이(...).
이쯤에서 지난 주말에 찍은 사진을 끝으로 지름글을 이만 줄여보고자 한다. 앞으로도 안전라이딩 하며 많은 추억 쌓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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